우리 아이는 영어유치원을 7세 때 2년차로 1년 다니고, AR 레벨 3.6으로 졸업했다. 찾아보니 7세 2년차 반을 시작할 때 레벨은 2.1이었으니 1년 새 1.5가 올랐다.


대단하게 오른건 아닌게, 나는 아이는 뛰어놀아야 하고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지 않는 선행을 하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가 원치 않는 책을 억지로 읽히진 않았다.
그렇게 키우는 것 치고는 AR 레벨이 높게 나온 편인데, 이건 아마도 순전한 아이의 영어 독해 실력이라기보다, 문제풀이에 좀 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학원에서 가져오는 AR 4점대 전후의 영어 원서를 거들떠도 안보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 달 간 4권을 읽은 달까지 발생..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후 영어 노출이 확연히 줄어들다 보니 영어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주는 것도 눈에 보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스피킹, 리딩, 리스닝, 라이팅 4대 영역에 대하여 집에서 백업을 해주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중 리딩, 특히 원서 읽기 루틴에 대한 엄마의 계획과 노력에 대한 기록이다.
1. 본인의 레벨보다 낮은 AR 지수의 책들을 다독시킨다.
우선, 점점 국어책으로만 치우치는 아이를 영어책도 병행하여 읽게 하기 위하여, 학원에서 빌려오는 책들의 AR 지수를 낮추기로 하였다. 선생님께 AR 2점 후반에서 3점 초반 책들로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렸더니, 아이가 부담없이 술술 읽히는 수준의 책들이 오기 시작했고, 아이도 오늘은 이것도 하나 읽자 하면 부담없이 앉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들 아이의 AR 레벨보다 높은 책을 읽히곤 하던데 오히려 낮은 레벨을 읽히는게 맞을까 고민이었다. 그러나 잘 따라오는 아이는 당연히 문제 없겠으나, 우리 아이는 챕터북들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고, 언어는 난이도보다 노출 빈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이가 느끼기에 어려운 책을 들려주고, 공부처럼 읽히는게 과연 장기적인 아이의 영어 교육에 도움이 될까의 관점에서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서 원서를 사 읽히기 시작했다. 이 책의 선정도 어려운 것이, 영어 챕터북들은 흑백에 종이 질도 좋지 않아 초저 여아로서는 마음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아무리 들이밀어도 한번 열어보곤 던져놓기 일쑤였다.
그래서 열심히 알아보고, 아이 취향에 맞는 책은 그나마 높은 레벨로, 아이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은 좀 더 낮은 레벨로 책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Princess in Black, Nate the Great, Who would win? 이 대박책들인데, 이 책들에 대해선 다음에 권별 AR 레벨과 실제 아이 반응을 포함해서 소개해 볼 예정이다.
2. 엄마와 같이 읽거나, 음원으로 시작한다.
레벨을 낮췄음에도, 그림책이 아닌 챕터북들은 두껍다며 안읽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처음엔 엄마와 한 페이지씩 번갈아 읽자고 꼬셨다.
읽으며 중간 중간 어머! 와 어떻게 이런 일이! 얘 너무 웃긴거 아냐? 이렇게 추임새도 넣어 아이의 흥미를 붙들어 두며. 그렇게 시작하여 점점 엄마가 한 페이지, 아이가 세 페이지 읽기 또는 엄마는 주인공 외의 한 캐릭터를 맡고 나머지는 아이가 읽기 이런 방식으로 아이가 읽는 범위를 넓혀 갔다.
이 방식의 장점은 아이가 ‘영어책을 혼자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 느끼고, 엄마와 함께하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었고, 우리 아이의 경우 성공했다.
엄마가 영어를 읽어주기 부담스러운 경우, 음원도 제공되는 곳에서 책을 구입하여 음원과 번갈아 읽기를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으로 생각된다.
3. 단어는 엄마가 미리 알아둬서 흐름을 끊지 않는다.
유치원생에게 암기를 시키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별도로 단어 암기 공부를 하지는 않아 왔다.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정확한 읽기가 필요하고, 한국어든 영어든 어휘 암기가 가능한 나이가 되었다고 판단되어 책읽기 과정에서도 어휘를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문제는 아이 책인데도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꽤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고 수능을 친 엄마로서 어려운 사회 경제 용어들은 알 지언정 어린이들 책에 나오는 생활이나 동물 용어들은 모르는 것 투성이이다. 중간중간 생소한 단어는 이게 무슨 뜻이야? 물어서 아이도 모르는 건 검색을 했는데, 이걸 아이가 엄청 싫어했다. 몰입이 끊겨서 재미를 해치는 듯 했다. 그래서 이제는 미리 휙 훑어서 진짜 모르겠는 단어 서너개만 미리 검색하여 공부해두고, 아이와 읽을 때는 아이가 잘 못읽으면 발음을 알려주고, 뜻을 슥 흘려준다.
다만, 학원에서 숙제로 나오는 단어 암기는 시키지만, 아직 단어장을 만들거나 외우게 하지는 않고 있다. 아이가 영어책을 멀리하던 시기를 어렵게 통과하고 있는지라 원서 읽기를 공부로 느끼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4. AR 퀴즈(Renaissance Accelerated Reader)를 풀리거나 후속 질문을 한다.
Renaissance Accelerated Reader는 아이가 책을 읽은 뒤 퀴즈를 풀며 읽은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의 독서 프로그램이다. 책 제목으로 AR 레벨과 퀴즈 여부를 검색할 수 있어, 원서를 고를 때 참고하기 좋다.
우리 아이는 학원을 통해 Renaissance Accelerated Reader 계정을 구독하고 있다. 매 월 독서 프로그램 계정료 3만원이 학원비와 별도로 청구된다.
AR 퀴즈는 이야기의 디테일에 대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계로 뽑은 듯한 너무 지엽적인 문제들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디테일까지 집중해서 읽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학원에서 구독 중이기에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나, 그게 아니라면 굳이 구독하지 않고도 책을 다 읽은 후 몇개의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커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독후활동으로 디테일에 대한 질문 외에 무엇에 관한 이야기였는지, 주인공의 마음이 어땠을지 등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유의미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 우리 아이는 추상적인 사고는 어려운 단계이구나 싶어, 지금은 AR 퀴즈만 풀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5. 결론 : 지속적인 즐거운 원서 리딩
내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가 영어책 읽기를 공부로 인식하는게 아니라, 국어책처럼 재미있는데 번역본이 없거나, 번역이 맛을 살리지 못하는 원서를 읽으며 영어 문장이나 영어 도서 자체를 즐기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어책을 재미있게 생각하여 찾고, 그렇게 점점 영어실력이 늘어 더 어려운 레벨의 책들이 재밌게 느껴지게 하고 싶다.
검색해보면 'AR 레벨 빠르게 올리는 법'과 같은 글들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초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어서 아직 관점이 협소한 탓일 수는 있겠으나,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닌 초등 저학년 아이의 AR 레벨을 왜 빨리 올려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우리 아이는 평범해서 빠른 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고, 비범한 아이들에 대한 교육방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부모의 교육관은 다른게 당연하고 각자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통 아이의 AR 레벨이라고 얘기하나, AR 레벨은 책의 난이도 지수이고, 아이의 리딩레벨은 GE 지수로 표시한다. 이는 Grade Equivalent의 약자로, 미국 학년 기준의 읽기 수준을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아이의 AR 레벨(GE 지수)이 3점대라는 것은 미국 학년을 기준으로 3학년 학생의 리딩레벨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출처 : Renaissance 코리아 홈페이지)
따라서 1학년 아이가 2점대나 3점대 AR 레벨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본인의 인지 능력에 비해 낮은 수준의 책을 읽는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1학년 아이가 AR 레벨 6점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 1학년인 아이가 6학년 수준의 책을 읽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물론 아이가 좋아하고, 내용도 아이에게 맞고, 자연스럽게 읽는다면 문제될 것은 없겠지만, 미디어와 거친 문화로부터 아이를 최대한 늦게까지 지키고 싶은 입장에서는 책의 난이도만 올리는 것이 항상 좋은 방향일까 하는 걱정도 있다.
요즘 아이는 매일 새 책을 들고 와서 같이 읽자고 하고, 하루 서너권도 넘게 읽을 때도 있다.
내가 어린 시절 밤늦게까지 고전소설을 읽으며 다음 내용이 궁금해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것처럼, 아이가 단순 리딩을 넘어 문학적으로 탁월한 표현에 감탄하고 멋진 스토리라인을 곱씹으며 스스로 밤늦게까지 활자를 탐독할 날이 올 때까지 노력할 계획이다.
'육아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Princess in Black AR 레벨 (3.0~3.5) : AR 3점대 초등 영어 원서 추천 (0) | 2026.06.12 |
|---|---|
| 샌디에고 썸머캠프 예약 완료 : Del Mar / La Jolla 초등학생 여름방학 서핑 캠프와 원데이 레슨 정리 (Surf Diva) (1) | 2026.06.01 |
| 미국 얼바인 썸머캠프 추천 리스트 : 초등학생 여름방학 Irvine Summer Camp 비교 (0) | 2026.05.28 |